잠재후원자는 자동으로 후원자가 되지 않아요. 후원을 요청할 때에만 후원자가 된다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후원을 어떻게 요청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나씩 살펴볼게요.
요청의 빈도
우리 조직은 지난 1년간 후원요청을 몇 번 했나요? 연중에 한 번도 안 하는 조직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저는 여전히 놀랍니다. 요청의 빈도와 연간 모금액은 비례하기 때문에 모금액을 늘리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요청을 자주 하는 거예요. 잠재후원자에게 후원을 요청하는 건수가 연간 1회 이하인 조직은 요청의 빈도를 기계적으로 늘리기만 해도 모금액이 상승할 것이라고 감히 장담하겠습니다.
다다익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모금 캠페인의 질은 제쳐두고 요청의 양을 늘리는 데에만 몰두해 보세요. 연간 1회 → 반기별 1회 → 분기별 1회 → 격월간 1회 → 월간 1회 순으로, 후원요청을 자주 할 수 있게 될 때까지 단계적으로 늘려보세요.
요청의 시기
요청을 언제 해야 할까요? 두 가지로 생각해볼게요.
① 신년 모금
우리 조직의 비전과 사업계획을 공유하고 더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후원을 요청하는 경우에요. 통상 연말∙신년 시즌에 연간 1회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모금시장에 기부금이 폭발적으로 유통되는 시기이기도 해서 큰 금액을 모금하기에 적기입니다. 신년 사업 수행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예산을 밝히면서 잠재후원자에게는 신규 정기후원자로 가입을, 기존 정기후원자에게는 증액을 요청합니다.
② 프로젝트 모금
연중 특정한 이슈 또는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한 긴급 모금 캠페인이에요. 예산이 필요하기 수개월 ~ 수주 전에 진행하며 사안에 따라 정기후원자 모집에 집중할지, 일시후원 모금에 집중할지 판단합니다.
정기후원 vs 일시후원
정기후원이 중요할까요, 일시후원이 중요할까요? 정기후원이 중요하다고 누구나 말하겠지만 막상 모금 현장에 가면 헷갈리시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신규 정기후원자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모금을 했지만 정기후원은 적고 일시후원이 많이 들어온 경우가 있다고 해볼게요. 이걸 두고 "정기후원은 많지 않았지만 일시후원이 상당히 들어와서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일시후원이 많이 들어온 것은 좋은 일이고 왜 그런 성과가 났는지는 별도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 정기후원 캠페인에서 정기후원이 적었다면 명백히 실패한 캠페인으로 평가해야 옳습니다. 이렇게 단호하게 평가하지 않으면 정기후원자를 늘리는 길로 나아가기 어려워요. 정기후원보다 일시후원 모으는 게 항상 더 쉽기 때문에 "그래도 일시후원금을 좀 모았으니 의미가 있었다"로 매번 평가할 위험이 있어요.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정기후원자를 유치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상당수의 모금 기관들은 홈페이지에서 일시후원 버튼을 감추는 과감한 선택을 하기도 해요. 일시후원 버튼을 제공하면 정기후원을 하러와서 일시후원을 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실제로 많기 때문입니다. 모금을 할 때는 정기후원 모집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일시후원 요청은 보조적으로 활용하길 권합니다.
일시후원이 정기후원과 동일한 효과를 띄는 경우도 있어요. 연간 후원금에 해당하는 금액 이상을 일시에 납부하는 경우에요. 예컨대 월 1만원씩 1년을 정기후원한 분과 20만원을 일시후원한 분이 있다면, 20만원 해주신 분이 금전적으로 더 고마운 분이겠죠? 이 경우 '연 20만원 정기후원자'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매년 일시후원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관리하는 전략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일시후원자는 '정기후원자가 되기 위한 잠재적 후원자'라고 보는 게 옳습니다.
불리한 모금 vs 유리한 모금
수많은 비영리단체의 후원요청 메시지를 보아왔는데요. 사실 메시지를 받으면 "이 모금은 잘 되겠구나" 하고 짐작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이 모금은 꽤 힘들겠구나"라고 예상되는 경우도 있어요. 잘 되는 모금 메시지는 읽었을 때 호소력이 있는데 그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불리한 모금이라고 해서 꼭 실패한다는 것이 아니에요. 사람들이 쉽게 설득되지 않는 일반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불리한 모금의 요소를 여러 개 포함한 모금 캠페인을 여는 상황이라면 조금 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거예요. 가급적 유리한 모금의 형태를 띄도록 기획해보고 불리한 요소에 대해서는 잠재후원자의 저항을 상쇄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해보세요.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게요. 장애인의 대중교통 휠체어 접근성을 보장하는 법 개정 활동을 위한 모금을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법∙제도 같은 '세상'을 바꾸는 일에 감정이입을 하기 힘들어 해요. 내용이 어렵고, 추상적이고, 감정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죠. 이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해서 고통 받는 '사람'의 실제 사연을 그분의 감정이 느껴지는 인터뷰 영상 등을 통해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면 효과적이에요. 무엇이 모금에 유리하고 불리한지는 전세계 수많은 모금가들의 경험에 의해 공식처럼 답이 나와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여 캠페인을 기획해보세요.
잠재후원자는 자동으로 후원자가 되지 않아요. 후원을 요청할 때에만 후원자가 된다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후원을 어떻게 요청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나씩 살펴볼게요.
요청의 빈도
우리 조직은 지난 1년간 후원요청을 몇 번 했나요? 연중에 한 번도 안 하는 조직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저는 여전히 놀랍니다. 요청의 빈도와 연간 모금액은 비례하기 때문에 모금액을 늘리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요청을 자주 하는 거예요. 잠재후원자에게 후원을 요청하는 건수가 연간 1회 이하인 조직은 요청의 빈도를 기계적으로 늘리기만 해도 모금액이 상승할 것이라고 감히 장담하겠습니다.
다다익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모금 캠페인의 질은 제쳐두고 요청의 양을 늘리는 데에만 몰두해 보세요. 연간 1회 → 반기별 1회 → 분기별 1회 → 격월간 1회 → 월간 1회 순으로, 후원요청을 자주 할 수 있게 될 때까지 단계적으로 늘려보세요.
요청의 시기
요청을 언제 해야 할까요? 두 가지로 생각해볼게요.
① 신년 모금
우리 조직의 비전과 사업계획을 공유하고 더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후원을 요청하는 경우에요. 통상 연말∙신년 시즌에 연간 1회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모금시장에 기부금이 폭발적으로 유통되는 시기이기도 해서 큰 금액을 모금하기에 적기입니다. 신년 사업 수행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예산을 밝히면서 잠재후원자에게는 신규 정기후원자로 가입을, 기존 정기후원자에게는 증액을 요청합니다.
② 프로젝트 모금
연중 특정한 이슈 또는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한 긴급 모금 캠페인이에요. 예산이 필요하기 수개월 ~ 수주 전에 진행하며 사안에 따라 정기후원자 모집에 집중할지, 일시후원 모금에 집중할지 판단합니다.
정기후원 vs 일시후원
정기후원이 중요할까요, 일시후원이 중요할까요? 정기후원이 중요하다고 누구나 말하겠지만 막상 모금 현장에 가면 헷갈리시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신규 정기후원자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모금을 했지만 정기후원은 적고 일시후원이 많이 들어온 경우가 있다고 해볼게요. 이걸 두고 "정기후원은 많지 않았지만 일시후원이 상당히 들어와서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일시후원이 많이 들어온 것은 좋은 일이고 왜 그런 성과가 났는지는 별도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 정기후원 캠페인에서 정기후원이 적었다면 명백히 실패한 캠페인으로 평가해야 옳습니다. 이렇게 단호하게 평가하지 않으면 정기후원자를 늘리는 길로 나아가기 어려워요. 정기후원보다 일시후원 모으는 게 항상 더 쉽기 때문에 "그래도 일시후원금을 좀 모았으니 의미가 있었다"로 매번 평가할 위험이 있어요.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정기후원자를 유치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상당수의 모금 기관들은 홈페이지에서 일시후원 버튼을 감추는 과감한 선택을 하기도 해요. 일시후원 버튼을 제공하면 정기후원을 하러와서 일시후원을 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실제로 많기 때문입니다. 모금을 할 때는 정기후원 모집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일시후원 요청은 보조적으로 활용하길 권합니다.
일시후원이 정기후원과 동일한 효과를 띄는 경우도 있어요. 연간 후원금에 해당하는 금액 이상을 일시에 납부하는 경우에요. 예컨대 월 1만원씩 1년을 정기후원한 분과 20만원을 일시후원한 분이 있다면, 20만원 해주신 분이 금전적으로 더 고마운 분이겠죠? 이 경우 '연 20만원 정기후원자'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매년 일시후원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관리하는 전략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일시후원자는 '정기후원자가 되기 위한 잠재적 후원자'라고 보는 게 옳습니다.
불리한 모금 vs 유리한 모금
수많은 비영리단체의 후원요청 메시지를 보아왔는데요. 사실 메시지를 받으면 "이 모금은 잘 되겠구나" 하고 짐작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이 모금은 꽤 힘들겠구나"라고 예상되는 경우도 있어요. 잘 되는 모금 메시지는 읽었을 때 호소력이 있는데 그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모금에 불리함😥
모금에 유리함🙂
메시지에 대의명분 또는 감정적 호소만 제시됨
문제해결을 위해 수행할 사업 및 소요 예산 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됨
모금 목표액은 제시되었지만 산출 근거를 알 수 없음
모금 목표액이 제시되었고 산출 근거가 명확함
제도 변화 또는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업
약자를 대상으로 한 직접 수혜 사업
기관(법인)이 화자로 쓰여진 편지
대표자 또는 현장 활동가 등 사람이 화자로 쓰여진 편지
SNS,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 활자를 통한 모금
전화, 대면 등 육성을 통한 모금
불리한 모금이라고 해서 꼭 실패한다는 것이 아니에요. 사람들이 쉽게 설득되지 않는 일반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불리한 모금의 요소를 여러 개 포함한 모금 캠페인을 여는 상황이라면 조금 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거예요. 가급적 유리한 모금의 형태를 띄도록 기획해보고 불리한 요소에 대해서는 잠재후원자의 저항을 상쇄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해보세요.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게요. 장애인의 대중교통 휠체어 접근성을 보장하는 법 개정 활동을 위한 모금을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법∙제도 같은 '세상'을 바꾸는 일에 감정이입을 하기 힘들어 해요. 내용이 어렵고, 추상적이고, 감정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죠. 이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해서 고통 받는 '사람'의 실제 사연을 그분의 감정이 느껴지는 인터뷰 영상 등을 통해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면 효과적이에요. 무엇이 모금에 유리하고 불리한지는 전세계 수많은 모금가들의 경험에 의해 공식처럼 답이 나와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여 캠페인을 기획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