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사례전화모금 준비 A to Z


위의 세 가지 주제 중에서, 2023년 3월에 진행한 <대통령실 이전 의혹 감사 촉구> 서명 운동 참여자를 대상으로 전화를 통해 회원가입을 요청한 진행 과정을 좀 상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잠재지지자 수집과 관계 형성 : 온·오프라인 서명 운동

먼저 이 주제는 서명 운동으로 잠재지지자를 모았어요.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를 하려면 하려면 청구인 300명 이상을 모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먼저 오프라인에서 국민감사 청구인을 300명 넘게 모집해서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빨리 감사를 진행하라는 촉구 서명을 온라인으로 빠띠 캠페인즈를 통해서 진행했습니다.

온라인 촉구 서명 후에 바로 감사 메시지를 발송해서 잠재지지자와 관계를 맺었고, 참여연대가 국민감사 청구를 하는 이유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는 활동 소개 메시지를 다음으로 발송을 했습니다. 그리고 공공병원 확충 캠페인과 마찬가지로 온라인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온/오프라인 서명을 통한 잠재지지자 수집


2022년 10월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감사 청구를 했는데, 감사원의 심사 진행이 굉장히 늦어졌어요. 그래서 늦어진 것에 대해 비판도 내고, 감사 요청한 내용이 5가지 정도 되는데 그 중 일부만 감사를 한다고 해서 그것에 대해 다시 헌법재판소에다 심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서명 참여한 분들에게 지속적으로 보내드리고 있었습니다.


전화모금 시기 결정

전화 회원가입을 안내하는 전화캠페인 기획은 2023년 1월 중순부터 내부에서 이야기를 시작했고요, 실행 시기는 시의성을 고려해서 결정했습니다. 서명과 같은 활동 참여 후 3~6개월 사이를 전화캠페인 시기로 많이 이야기하시더라고요. 1~2개월 만에 하는 곳도 있었고요.

이 주제는 2022년 10월에 서명운동을 했는데 이후 활동을 진행할 기간이 꽤 길었기 때문에 좀 더 관계를 맺다가 회원가입을 요청드리는 게 낫지 않겠냐 해서, 6개월 후로 생각을 했습니다. 시의성 면에서는 3월 9일이 마침 대통령선거 후 딱 1년이 되는 날이었어요. 윤석열 정부 1년 관련해서 기사도 많이 나고 여론의 관심도 환기될 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2023년 3월 6일부터 17일까지로 전화캠페인 시기를 결정했습니다.


전화 사전 단계 : 활동가 명의 이메일과 친구톡·문자 발송

회원가입 요청 전화를 하기 전에 사전 단계로 진행했던 내용입니다. 사업을 담당하는 담당 간사와 임원에게 회원가입을 권유하는 메시지를 준비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담당팀 간사와 센터장, 협동사무처장의 이름으로 ‘왜 제가 참여연대에서 이 활동을 하는지, 이 활동을 통해서 만들고 싶은 우리 사회의 모습은 무엇인지’ 등의 내용을 담아서 이메일을 구성했고요, 내용을 축약해서 카카오 친구톡·문자로도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이메일과 친구톡·문자를 항상 같이 보냅니다. 그런데 참여한 분들께 실제 연락을 해봤더니 최근에는 이메일을 오픈을 하지 않아도 친구톡이나 문자메시지를 받아서 이 내용을 본 분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이메일과 친구톡․문자를 같이 보내고 있습니다.

 전화에 앞서 발송한 활동가 이름의 이메일 및 친구톡


내부 활동가의 전화모금 참여 준비

원래는 이 전화 작업을 모금 전문 에이전시에 의뢰하려고 2년 정도 준비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서 모금 전문 에이전시한테 의뢰할 수 없는 사정이 되었어요. 이메일과 문자로만 잠재지지자들과 소통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고 해서 어떻게 하면 전화캠페인을 할 수 있을까 다양하게 고민을 하다가, 전화모금을 하시는 프리랜서 전문가들을 모셔서 계약직으로 계약을 통해 코칭을 받고, 참여연대 상근 활동가들이 직접 전화를 하기로 준비했습니다.

참여연대 활동가들에게는 우리 활동을 지지하는 시민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 전화일 수 있다고 설득했습니다. 우리 활동에 관심있는 분들과 “어떻게 이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지금은 어떻게 이 활동을 바라보고 계신가요? 앞으로는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하길 바라시나요?” 와 같은 얘기를 나누고 관계 맺기를 할 수 있는 계기라는 내부적인 공감대를 만들어 나갔어요.

물론 내부에서 힘들어 하거나 부담스러워하는 참가자들도 꽤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세팅하는 게 쉽지는 않았는데, 지나고 나서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실제로 전화를 하고 나서는 여러 가지 좋은 효과도 같이 느껴서 지금은 활동가들이 본인이 하고 있는 사업과 연결해서 골고루 이런 경험을 해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상태입니다.


전화 수신거부 사전 공지

준비를 마치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회원가입 권유 전화캠페인을 한다는 안내 공지를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전화받기를 원하지 않는 분들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분들이 공지를 보고 공지를 보고 전화를 안 받겠다고 신청할 수 있는 신청 폼도 같이 게시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전화에 앞서서 친구톡·문자 메시지도 발송했습니다. 전화드릴 대상 분들에게 참여연대가 전화를 할 예정이라는 것과 왜 전화를 드리는지에 대한 내용과 전화 받기를 원치 않으면 수신을 거부해 달라는 내용으로 보냈어요. 사실 처음에는 수신 거부 내용을 넣는 것에 대해 고민했었어요. 저러면 다 수신 거부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실제 메시지 발송 결과 수신 거부가 그리 많지 않았고, 저희가 전화드리면서 ‘이런 메시지 받으셨죠’, 하며 말을 건넬 수가 있어서 편한 면도 있었습니다.


전화 스케줄 설정

전화 스케줄 설정도 꽤 경험이 필요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한 사람을 대상으로는 세 번, 즉 1인 대상 3회까지 부재 콜을 진행한다, 그리고 연속해서 2~4시간 정도는 전화를 한다, 그리고 3~4일 정도는 한다, 고 설정했습니다. 이러면 100명 정도에게 전화를 할 수 있더라고요.

이렇게 하게 된 건 모금 전문가들의 조언이기도 하고, 저희가 세 번 정도 전화캠페인을 경험하고 나서 알게 된 노하우에요. 전화 요청도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짧게 짬짬이 하다 보면 익숙해지지 않는데 연속으로 시간을 잡고 쭉 하다 보면, 첫날 첫 전화는 너무 어렵고 쑥스럽고 힘들다가도 10통 이상 되고 이틀쯤 되고 나면 훨씬 더 자연스럽게 상대와 이야기할 수 있게 되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전화 스크립트

회원가입을 요청하는 스크립트는 자세히 참고해 보실 수 있도록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첫 인사와 전화드린 이유, 후원의 필요성입니다. 그리고 상황별 응대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참여연대는 15개 활동 기구가 있습니다’ 했을 때 내가 담당하고 있지 않는 다른 활동에 대해서 물어보실 수가 있잖아요, 그런 때 응대할 자료라던지, 통화 중에 상대방이 잠시 망설일 수 있는데 그럴 때는 어떻게 응대를 하면 좋을지 등의 내용이 스크립트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화 요청을 통해 정기후원을 승낙하셨을 때는 후원 방법 안내(CMS, 카드결제 등)를 드립니다. 저희 경험으로는 의외로 직접 온라인으로 하겠다는 분들이 꽤 많으셨어요. 좀 더 생각해 보고 하겠다 하는 분들도 많고요. 이런 분들은 일단 회원가입에 관심이 있는 걸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무조건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참여연대 후원 가입을 할 수 있는 안내 링크를 문자로 보내겠다고 응대하고, 통화 끝나자마자 바로 즉시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좀 더 생각해보겠다는 말은 거절이라고 하는데, 저희도 깜짝 놀란 것이 저희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통화 후 문자를 받고 회원가입을 하셨어요. 진짜 생각해 보시는 거였더라고요. 통화 마치고 밤에 회원가입한 분들도 계시고, 새벽 4~5시에 한 분들도 있어서 저희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거절을 하셔도 일단 저희의 전화를 받아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일이어서, 그분들에게도 꼭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나중에라도 후원 의사가 생기면 참여연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다고 응대하는 내용으로 구성을 했습니다. 


전화기와 작업 공간

그리고 실제로 해보니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게 전화기와 전화 작업 공간이었습니다. 확실히 일반 유선전화기의 전화번호는 부재 콜이 나왔을 때 회신이 오기도 어렵고, 요즘 보이스피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전화에 대한 불안감이 있어서 많이 안 받으세요. 그래서 전화캠페인용으로 휴대폰을 다 새로 개통해서 사용했습니다. 뒷번호 4자리는 모두 참여연대 사무실 번호로 맞추었고요.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 모여서 함께 전화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2021년 시범으로 전화캠페인을 했을 때는 저희도 본인 자리에 앉아서 일하다가 짬짬이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을 때는 내가 전화를 하면서도 거기에만 집중하기가 어렵고, 전화하다가 좋은 얘기를 들을 때도 있지만 불쾌한 상황이 있을 때도 있는데 그걸 혼자 그냥 속상해하고 다음 전화 못 하고 그럴 때도 생겼어요.

그래서 이번부터는 참여연대 회의실에 전화캠페인을 위한 공간을 설치하고 진행을 했습니다. 진행 기간 동안 매일매일 시작할 때 같이 화이팅을 했어요. 처음에는 서로 어색해하고 목소리도 작고 이렇게 해야 돼? 했었는데 이틀째쯤 되니까 너도나도 화이팅하면서 분위기가 좋아지고 서로 격려하고 시너지를 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전화모금을 진행하는 모습


회고를 통한 격려와 시너지

이렇게 함께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게 회고였습니다. 아까 얘기드린 것처럼 혼자 할 때는 좋은 것도 혼자 좋아하고 말게 되고, 특히 너무 속상하고 힘든 경험이 생겼을 때 이걸 나누지 못하다 보면 전화하는 활동가도 힘이 나기가 어렵더라고요. 회원가입을 승낙했을 때의 여러 가지 팁이나, 내가 이야기하다가 상대가 망설일 때 어떻게 해야 되나 등의 이야기들을 매일매일 회고를 통해 나눴습니다.

그래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가 있었고, 이 과정 안에서 예상치 못하게 큰 능력을 발휘했던 활동가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상근한지 2년 좀 넘은 활동가 한 분은 전화만 했다 하면 다 회원가입이 되는 능력자셨고요, 다른 한 분은 본인이 스스로 콜 포비아라고 얘기하면서 전화하는 건 너무 힘들 거라고 했는데 의외로 대박을 쳐서 스스로도 즐거운 경험이라고 얘기했어요.

그리고 전화를 받으시는 분들도 이 사업을 직접적으로 맡아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와 통화할 때 훨씬 더 다양하고 자세한 얘기를 나눌 수가 있어서 반응이 훨씬 좋았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들도 저희가 같이 모여서 작업을 하고 회고를 했기 때문에 확인할 수 있었어요.

마지막 팁 : 주변단체, 전문가와 함께 하자

제가 리드를 모으는 과정과 전화캠페인을 준비하면서 하면서 정말 많은 분들에게 연락을 드렸고 조언도 많이 들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빠띠 협동조합, 도너스, 적정마케팅연구소, 누구나데이터, 그리고 현장 경험을 나눠주신 서울환경연합, 녹색연합, 아름다운재단, 노무현재단, 그리고 전화모금 전문가로 함께 고생해 주신 박종미 선생님, 배은옥 선생님 등 정말 많은 곳에서 도움을 받았어요.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와 같이 너무 막막하지만 절박한 심정으로 시작하시는 분들께, 제가 받았던 도움을 전해드리는 마음으로 오늘 이야기를 드렸어요. 어려울 때 꼭 주변 단체, 전문가 분들과 함께 상의하면서 일하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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