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1. 잠재후원자 발굴을 위한 콘텐츠 사례

1. 어떤 채널이 우리에게 힘이 있을까? - 뉴스레터의 발견과 온라인 전환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콘텐츠나 홍보를 전담하는 팀이나 담당자가 없이 모든 것을 그냥 기존 사업 안에서 다 해결해야 하는 때는 어떤 채널이 우리한테 힘이 있는지를 파악하기까지가 상당히 힘든 게 사실이에요.
저는 우연히 뉴스레터를 편집하다가 이 채널의 가능성을 발견했어요. 당시 뉴스레터는 그냥 소식지 형식이었어요. 매달 살림살이를 보내고 사업 소식을 전하는 내용이죠.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에서 조금 벗어나서, 처음으로 증액 캠페인, 즉 후원자분들에게 증액을 요청하는 영상을 제작을 해서 보내 봤습니다.
그 당시에 뉴스레터 구독자가 1,700명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나름 재단 활동가들을 드러내고 스토리텔링을 해서 만든 영상을 보냈더니, 46명이 후원 증액을 하셨고 신규 정기후원 회원도 20명이 신규로 생기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때 영상 제작비가 30만 원이었어요. 지금 보면 1,700명 중에서 66명이면 30만 원 들여서 꽤 괜찮은 성과였죠. 사실 이때까지는 저도 영상을 만들면서도 뉴스레터보다는 문자, 문자보다는 전화, 전화보다는 직접 만나서 설득하는 것이 모금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또 그 당시만 해도 대세가 소식지 우편 발송이었거든요. 오프라인 소식지 중심이면서 온라인으로 보내는 것을 병행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모금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작하는 시도를 하고, 여기에 반응해 주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그러면 온라인 뉴스레터를 개편하면 조금 더 반응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됐고, 구독자 설문조사를 거쳐서 개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는 계속 그냥 정보를 늘어놓으면서 경중 없이 우리 이거 했으니까 봐주세요, 하던 것을 ‘이번 달에는 이걸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달에는 우리가 이런 캠페인을 하는데 이유가 뭡니다’ 하고 제안하는 방식으로 개편을 했고요, 점차 종이 소식지에 매여 있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온라인 전환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첫 온라인 뉴스레터의 성과
뉴스레터 채널로 온라인 모금 홍보를 시작
이후에는 뉴스레터를 핵심 채널로 하는 온라인 모금 홍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가 일단 모금할 때 뉴스레터를 보냈더니 발송한 당일부터 약 2일 사이에 후원금액이 늘어나는 거예요. 그때는 제가 따로 측정을 안 했어서 데이터는 없지만, 실무를 하는 담당자들의 입에서 ‘어제 뉴스레터 보냈는데 오늘 갑자기 수십만 원 수백만 원이 들어왔다’고 이야기가 나와서 그 효과구나 하고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구독자분들이 평소에 보내는 정기레터보다 모금 레터에 더 반응해주신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반응이 좋으면서도 담당자로서 아쉬웠어요. ‘기존의 정기레터 자체의 힘이 조금 약하다는 의미인데, 이걸 가지고 어떻게 새로운 구독자를 발굴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하게 됐죠.
어쨌든 뉴스레터는 발송을 했을 때 하루 이틀 사이에 효과가 있었던 만큼, 모금을 시작하는 첫날에 뉴스레터를 발송하는 것으로 모금을 개시하고, 조금 지나서 SMS 문자를 보내고, 그 뒤에 또 모금팀에서 전화모금을 하고, 다시 한 1~2주 지나면 뉴스레터를 발송하는 형태의 모금 캠페인 진행 흐름이 이때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새 구독자 발굴을 위한 뉴스레터 개편
그래서 뉴스레터의 새 구독자 발굴을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소식지 같은 정보보다는 구독자 후원자들께서 원하는 정보를 드리는 것이 어떨까?’ 하고 생각해서 다음과 같이 결정을 했습니다.
- ‘우리가 어떤 일을 했다’는 정보는 뉴스레터가 아니더라도 연간보고서로 공유할 기회가 있고, 후원 캠페인 때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뉴스레터에서는 인권 이슈를 다뤄보자!
- 새 후원자, 새 구독자들을 위한 콘텐츠니까, 다 안다고 가정하지 말고 독자 입장에서 조금 어렵거나 막막하다 싶은 이슈들을 선택해서 조금 쉬운 형태로 편집해서 발송해보자!
이런 컨셉으로 뉴스레터 구성을 크게 세 부분으로 개편했습니다.
- 첫 꼭지는 ‘읽는 사람’으로 하나의 이슈를 이해하기 쉽게 해설하거나, 이슈와 관련된 활동가들의 인터뷰/칼럼을 싣는 부분이고,
- 두 번째로 이 내용만으로 충분하지 않거나 더 알아보고 싶다면 더 깊은 관점이 담겨 있는 자료들을 제시하는 ‘더 읽는 사람’의 꼭지가 있고,
- 세 번째로 ‘소문내는 사람’이라고 관련 활동에 참여할 수 있거나 후원할 수 있는 이벤트들을 같이 소개하는 부분으로 구성해서 전체적으로 일관된 레터를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 그림은 2022년 7월의 레터입니다. 간단한 편지 형식으로 오프닝을 하고, 오늘 왜 우리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 다루게 되는지 소개를 좀 드리고, 7월에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있는데 우리가 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어떤 이벤트를 했더니 많은 분들이 그 행사 자체를 잘 모르시더라, 그래서 그게 어떤 행사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조금 쉽게 소개해 드린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뉴스레터 꼭지 구성(왼쪽)과 개편 후 인권재단사람 뉴스레터(오른쪽)
더 들어가서는 이런 행사들이 왜 필요한지를 말하는 여러 단체의 블로그나 매체에서 자료를 찾아서 실어드리고, 우리가 이 축제를 앞두고 더 많은 기부자들을 만나기 위해서 진행하는 성소수자들을 응원하는 프로젝트를 홍보를 하고 참여를 요청하는 꼭지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단체에서도 이 시즌에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소개하면서 마무리했고요.
처음 개편을 한 뒤에 그 형식 그대로 멈춰있는 것은 아니고 구독자 반응에 따라 또 변화를 줍니다. 한 달에 두 번 발행을 하는데, 매번 한 가지 이슈만 다루니까 제목만 보고 안 보시는 경우들도 생기는 거예요. 어떤 주제를 다루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관심이 많으신 분들도 있지만 또 이탈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은 집중적으로 하나의 이슈를 다루고, 한 달에 한 번은 이 달에 꼭 알고 넘어가야 되는 인권 이슈들을 좀 쉽게 큐레이션해서 전달해 보자고 해서 짧은 토막글 형태와 이미지 형태의 레터를 2주마다 번갈아 가면서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타겟과 톤앤매너 - 인권 이슈에 관심있는 이에게, 이해를 돕는 마음으로
저희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은 일단 인권 이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죠. 관심 없는 분들한테까지 우리가 다가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면서 개편을 해왔어요. 그리고 이왕이면 비영리 종사자, 즉 꼭 인권 활동가가 아니더라도 다른 영역의 활동가들이라면 우리가 활동하는 방식 등을 충분히 이해해 주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크게 이 두 층을 타겟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루는 주제는 최근의 활동 이슈나 이 활동을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비교적 다양한 측면에서 다루고 있어요. 톤 앤 매너는 너무 딱딱하지는 않게, 막 친구처럼 얘기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이런 일이 있었어요’, ‘이런 활동을 진행합니다’, 하는 표현들을 섞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얼마나 화나는 일이 많아요. 하지만 우리는 화내지 말자, 현장에 있는 활동가들이 당연히 화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냥 모르는 사람들을 조금 더 이해를 돕는다고 생각하고 조금만 더 다정하게 써보자, 그리고 법률 용어 같은 것들 다 너무 안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예 쓰지 않거나 아니면 조금 더 풀어 쓰는 정도의 품을 들여보자, 하는 접근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구독 관리 - 뉴스레터 소개 페이지와 이메일 시스템 활용
뉴스레터 구독 관리는 우선 홈페이지에 전용 소개 페이지를 하나 만들었어요. 이것도 뉴스레터 개편하면서 바로 만든 것이 아니고, 집 앞마당 가꾸는 것처럼 계속 업데이트를 하며 만들었고요.
외부에서 저희 홈페이지 들어오시는 분들도 뉴스레터 구독을 하실 수 있게 소개 페이지가 하나 필요하겠다 싶어서 제작을 했습니다.디자인을 별다르게 하지는 않고, 명확하게 우리가 전달할 수 있는 정보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기존 뉴스레터들을 주제 분야별로 보실 수 있게끔 큐레이션이 되어 있고요.
뉴스레터 안에도 구독 버튼을 항상 삽입하고, 신규 후원자 가운데 뉴스레터를 구독하지 않으셨던 분이 계시다면 동의를 받고 구독 리스트에 추가하고 있습니다.
구독관리 시스템은 겟리스폰스(GetResponse)를 사용해서 웰컴 메일 자동발송을 하고 있고, 구독자들의 오픈과 클릭에 따른 참여율을 자동 기록하는 기능을 활용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구독자가 구독을 해지할 때에는 리스트에서 자동 삭제되는 방식으로 품을 좀 덜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메일 시스템 사용 경험 - 겟리스폰스(GetResponse) 
인권재단 사람은 뉴스레터 관리를 위한 이메일 시스템으로 겟리스폰스를 사용했는데요, 사용 경험에 대해 질문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장단점을 간단히 정리해 봤습니다.
*단점: 비싸다. 해외 서비스인데 괜찮냐는 질문을 많이 하세요. 저희도 한글화가 지원되기 때문에 진입을 해봤는데요, 사실 제일 문제는 가격이 비쌉니다. 그래서 구독자가 5천 명 이하라면 굳이 도입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을 드려요.
*장점: 가격이 있는 만큼 리스트 관리에 효율적인 기능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세그먼트(segment) 기능을 지원하는데요, 같은 목록에 있는 사람들이더라도 어떤 게시물을 어떤 뉴스레터를 클릭하셨는지 아니면 어떤 후원에 참여하셨는지에 따라서 우리가 그 다음 뉴스레터를 다르게 보낼 수 있는 기능입니다. 예전 같으면 이걸 계속 다른 목록으로 복사해서 붙여넣어서 해야 했었었는데 그럴 필요 없이 조건화해서 뉴스레터를 만들 수 있어서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장점으로 이미지 대체텍스트 삽입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뉴스레터를 시각적으로 예쁘게 보이게 하려고 여러 가지를 이미지로 만들어서 넣곤 하는데, 이게 사실은 저시력자분들이나 시각장애가 있는 분들에게는 읽기가 무척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만드는 일이죠. 그런데 겟리스폰스에는 이런 이미지에 대체 텍스트를 삽입할 수 있는 링크가 뉴스레터 페이지 바로 옆에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인권단체인데 이 기능은 도입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덧붙여서 모바일 최적화도 잘 되어 있고, 디자인적으로도 다양하게, 예를 들어 2열만이 아니라 3열도 지원된다는 점도 고려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체 GA(구글 애널리틱스) 기능이 있어서 홈페이지가 없거나 홈페이지에 GA 설치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구독자가 뉴스레터를 통해서 어느 페이지로 클릭을 했는지, 뉴스레터에서 어느 부분을 보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는지 등을 추적할 수가 있습니다. |
뉴스레터의 장점들 - 작은 단체라면 꼭 써야 해!
저는 뉴스레터는 정말 작은 단체라면 특히, 구독자가 없거나 몇백 명 정도여도 좋으니까 꼭 한번 써보셨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있는데요.
왜냐하면 우리가 어렵게 SNS 같은 데서 만나는 분들보다는 우리 이야기를 듣겠다고 구독까지 하신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준비가 된 독자들이기 때문에 반응도 다를 수밖에 없고, 그런 분들과 우리 단체 특유의 톤과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참 좋은 매체라고 생각을 합니다. 개인화된 메시지도 보내기가 가능하고, 오픈율, 클릭률 등 독자 반응을 측정할 수 있어서 그에 따라 내용을 개편해 갈 수 있는 것도 좋습니다.
인권재단 사람 같은 경우는 뉴스레터를 보냈을 때 기존 후원자분들의 재후원율, 즉 특정한 이벤트에 다시 일시 후원을 해주시는 비율이 높아요. 즉 기존 후원자의 유지(retention)에도 뉴스레터가 좋습니다.
그리고 정말 저비용이다. 물론 콘텐츠 제작을 하고 발행하는 데 품이 들기는 하지만 당장 월 5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리드(구독자)수가 적다면 무료로도 사용할 수 있는 매체라는 점이 엄청난 장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망하지 않는다. 무슨 말이냐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들은 그 매체, 즉 플랫폼 자체가 하락세거나 이용자 수가 줄어들면 단체에서 고민을 하게 되잖아요. 우리가 지금 팔로워 1만 명 있는데 새로 다른 채널을 열어야 되나? 접어야 되나?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될 텐데, 뉴스레터는 구독자가 해지하지 않는 이상에는 계속할 수 있고, 우리가 쓰고 있는 이메일 서비스가 불편하다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거든요. 그래서 특정 서비스나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계속 소통할 수 있다는 면에서 큰 장점이 있습니다.
뉴스레터 콘텐츠 운영 시사점
1. 진정성 있는 내용으로 꾸준히 발행하기 - 이미지나 디자인적인 훌륭함도 좋지만, 일관성과 지속성이 결국 가장 우선입니다.
2. 욕심을 내려놓고, 할 수 있는 만큼 하기 - 너무 욕심을 내면 나중엔 콘텐츠 발행이 다가올 때마다 너무 하기가 싫어져요. - 할 수 있는 만큼. 한 달에 한 번도 좋고, 두 달에 한 번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3. 오픈율이 중요할까, 클릭률이 중요할까? - 구독자들이 뉴스레터 내용에서 한가지라도 필요한 정보를 얻고 유용함을 느끼게 하고 싶다면 오픈율이, - 구독자들이 뉴스레터를 통해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다른 콘텐츠도 보고 후원도 참여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클릭률도 중요합니다.
4. 데이터 분석과 후원 전환을 위한 모금팀과의 협력이 필수 - 잠재후원자들을 만나는 데 콘텐츠가 성과를 냈다고 말하려면, 실제로 후원으로 이어지는 사례와 비율 즉 전환율을 내부 구성원에게도 보여야 합니다, 그래야 콘텐츠 활동도 계속 유지할 수 있고 발전시킬 수 있는 거고요. 그래서 후원 전환을 위한 고민도 해야 하고요, 다른 팀 특히 모금팀과 협력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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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1. 잠재후원자 발굴을 위한 콘텐츠 사례
1. 어떤 채널이 우리에게 힘이 있을까? - 뉴스레터의 발견과 온라인 전환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콘텐츠나 홍보를 전담하는 팀이나 담당자가 없이 모든 것을 그냥 기존 사업 안에서 다 해결해야 하는 때는 어떤 채널이 우리한테 힘이 있는지를 파악하기까지가 상당히 힘든 게 사실이에요.
저는 우연히 뉴스레터를 편집하다가 이 채널의 가능성을 발견했어요. 당시 뉴스레터는 그냥 소식지 형식이었어요. 매달 살림살이를 보내고 사업 소식을 전하는 내용이죠.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에서 조금 벗어나서, 처음으로 증액 캠페인, 즉 후원자분들에게 증액을 요청하는 영상을 제작을 해서 보내 봤습니다.
그 당시에 뉴스레터 구독자가 1,700명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나름 재단 활동가들을 드러내고 스토리텔링을 해서 만든 영상을 보냈더니, 46명이 후원 증액을 하셨고 신규 정기후원 회원도 20명이 신규로 생기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때 영상 제작비가 30만 원이었어요. 지금 보면 1,700명 중에서 66명이면 30만 원 들여서 꽤 괜찮은 성과였죠. 사실 이때까지는 저도 영상을 만들면서도 뉴스레터보다는 문자, 문자보다는 전화, 전화보다는 직접 만나서 설득하는 것이 모금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또 그 당시만 해도 대세가 소식지 우편 발송이었거든요. 오프라인 소식지 중심이면서 온라인으로 보내는 것을 병행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모금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작하는 시도를 하고, 여기에 반응해 주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그러면 온라인 뉴스레터를 개편하면 조금 더 반응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됐고, 구독자 설문조사를 거쳐서 개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는 계속 그냥 정보를 늘어놓으면서 경중 없이 우리 이거 했으니까 봐주세요, 하던 것을 ‘이번 달에는 이걸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달에는 우리가 이런 캠페인을 하는데 이유가 뭡니다’ 하고 제안하는 방식으로 개편을 했고요, 점차 종이 소식지에 매여 있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온라인 전환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첫 온라인 뉴스레터의 성과
뉴스레터 채널로 온라인 모금 홍보를 시작
이후에는 뉴스레터를 핵심 채널로 하는 온라인 모금 홍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가 일단 모금할 때 뉴스레터를 보냈더니 발송한 당일부터 약 2일 사이에 후원금액이 늘어나는 거예요. 그때는 제가 따로 측정을 안 했어서 데이터는 없지만, 실무를 하는 담당자들의 입에서 ‘어제 뉴스레터 보냈는데 오늘 갑자기 수십만 원 수백만 원이 들어왔다’고 이야기가 나와서 그 효과구나 하고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구독자분들이 평소에 보내는 정기레터보다 모금 레터에 더 반응해주신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반응이 좋으면서도 담당자로서 아쉬웠어요. ‘기존의 정기레터 자체의 힘이 조금 약하다는 의미인데, 이걸 가지고 어떻게 새로운 구독자를 발굴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하게 됐죠.
어쨌든 뉴스레터는 발송을 했을 때 하루 이틀 사이에 효과가 있었던 만큼, 모금을 시작하는 첫날에 뉴스레터를 발송하는 것으로 모금을 개시하고, 조금 지나서 SMS 문자를 보내고, 그 뒤에 또 모금팀에서 전화모금을 하고, 다시 한 1~2주 지나면 뉴스레터를 발송하는 형태의 모금 캠페인 진행 흐름이 이때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새 구독자 발굴을 위한 뉴스레터 개편
그래서 뉴스레터의 새 구독자 발굴을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소식지 같은 정보보다는 구독자 후원자들께서 원하는 정보를 드리는 것이 어떨까?’ 하고 생각해서 다음과 같이 결정을 했습니다.
이런 컨셉으로 뉴스레터 구성을 크게 세 부분으로 개편했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 그림은 2022년 7월의 레터입니다. 간단한 편지 형식으로 오프닝을 하고, 오늘 왜 우리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 다루게 되는지 소개를 좀 드리고, 7월에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있는데 우리가 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어떤 이벤트를 했더니 많은 분들이 그 행사 자체를 잘 모르시더라, 그래서 그게 어떤 행사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조금 쉽게 소개해 드린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뉴스레터 꼭지 구성(왼쪽)과 개편 후 인권재단사람 뉴스레터(오른쪽)
더 들어가서는 이런 행사들이 왜 필요한지를 말하는 여러 단체의 블로그나 매체에서 자료를 찾아서 실어드리고, 우리가 이 축제를 앞두고 더 많은 기부자들을 만나기 위해서 진행하는 성소수자들을 응원하는 프로젝트를 홍보를 하고 참여를 요청하는 꼭지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단체에서도 이 시즌에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소개하면서 마무리했고요.
처음 개편을 한 뒤에 그 형식 그대로 멈춰있는 것은 아니고 구독자 반응에 따라 또 변화를 줍니다. 한 달에 두 번 발행을 하는데, 매번 한 가지 이슈만 다루니까 제목만 보고 안 보시는 경우들도 생기는 거예요. 어떤 주제를 다루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관심이 많으신 분들도 있지만 또 이탈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은 집중적으로 하나의 이슈를 다루고, 한 달에 한 번은 이 달에 꼭 알고 넘어가야 되는 인권 이슈들을 좀 쉽게 큐레이션해서 전달해 보자고 해서 짧은 토막글 형태와 이미지 형태의 레터를 2주마다 번갈아 가면서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타겟과 톤앤매너 - 인권 이슈에 관심있는 이에게, 이해를 돕는 마음으로
저희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은 일단 인권 이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죠. 관심 없는 분들한테까지 우리가 다가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면서 개편을 해왔어요. 그리고 이왕이면 비영리 종사자, 즉 꼭 인권 활동가가 아니더라도 다른 영역의 활동가들이라면 우리가 활동하는 방식 등을 충분히 이해해 주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크게 이 두 층을 타겟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루는 주제는 최근의 활동 이슈나 이 활동을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비교적 다양한 측면에서 다루고 있어요. 톤 앤 매너는 너무 딱딱하지는 않게, 막 친구처럼 얘기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이런 일이 있었어요’, ‘이런 활동을 진행합니다’, 하는 표현들을 섞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얼마나 화나는 일이 많아요. 하지만 우리는 화내지 말자, 현장에 있는 활동가들이 당연히 화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냥 모르는 사람들을 조금 더 이해를 돕는다고 생각하고 조금만 더 다정하게 써보자, 그리고 법률 용어 같은 것들 다 너무 안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예 쓰지 않거나 아니면 조금 더 풀어 쓰는 정도의 품을 들여보자, 하는 접근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구독 관리 - 뉴스레터 소개 페이지와 이메일 시스템 활용
뉴스레터 구독 관리는 우선 홈페이지에 전용 소개 페이지를 하나 만들었어요. 이것도 뉴스레터 개편하면서 바로 만든 것이 아니고, 집 앞마당 가꾸는 것처럼 계속 업데이트를 하며 만들었고요.
외부에서 저희 홈페이지 들어오시는 분들도 뉴스레터 구독을 하실 수 있게 소개 페이지가 하나 필요하겠다 싶어서 제작을 했습니다.디자인을 별다르게 하지는 않고, 명확하게 우리가 전달할 수 있는 정보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기존 뉴스레터들을 주제 분야별로 보실 수 있게끔 큐레이션이 되어 있고요.
뉴스레터 안에도 구독 버튼을 항상 삽입하고, 신규 후원자 가운데 뉴스레터를 구독하지 않으셨던 분이 계시다면 동의를 받고 구독 리스트에 추가하고 있습니다.
구독관리 시스템은 겟리스폰스(GetResponse)를 사용해서 웰컴 메일 자동발송을 하고 있고, 구독자들의 오픈과 클릭에 따른 참여율을 자동 기록하는 기능을 활용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구독자가 구독을 해지할 때에는 리스트에서 자동 삭제되는 방식으로 품을 좀 덜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메일 시스템 사용 경험 - 겟리스폰스(GetResponse)
인권재단 사람은 뉴스레터 관리를 위한 이메일 시스템으로 겟리스폰스를 사용했는데요, 사용 경험에 대해 질문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장단점을 간단히 정리해 봤습니다.
*단점: 비싸다.
해외 서비스인데 괜찮냐는 질문을 많이 하세요. 저희도 한글화가 지원되기 때문에 진입을 해봤는데요, 사실 제일 문제는 가격이 비쌉니다. 그래서 구독자가 5천 명 이하라면 굳이 도입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을 드려요.
*장점:
가격이 있는 만큼 리스트 관리에 효율적인 기능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세그먼트(segment) 기능을 지원하는데요, 같은 목록에 있는 사람들이더라도 어떤 게시물을 어떤 뉴스레터를 클릭하셨는지 아니면 어떤 후원에 참여하셨는지에 따라서 우리가 그 다음 뉴스레터를 다르게 보낼 수 있는 기능입니다.
예전 같으면 이걸 계속 다른 목록으로 복사해서 붙여넣어서 해야 했었었는데 그럴 필요 없이 조건화해서 뉴스레터를 만들 수 있어서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장점으로 이미지 대체텍스트 삽입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뉴스레터를 시각적으로 예쁘게 보이게 하려고 여러 가지를 이미지로 만들어서 넣곤 하는데, 이게 사실은 저시력자분들이나 시각장애가 있는 분들에게는 읽기가 무척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만드는 일이죠.
그런데 겟리스폰스에는 이런 이미지에 대체 텍스트를 삽입할 수 있는 링크가 뉴스레터 페이지 바로 옆에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인권단체인데 이 기능은 도입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덧붙여서 모바일 최적화도 잘 되어 있고, 디자인적으로도 다양하게, 예를 들어 2열만이 아니라 3열도 지원된다는 점도 고려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체 GA(구글 애널리틱스) 기능이 있어서 홈페이지가 없거나 홈페이지에 GA 설치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구독자가 뉴스레터를 통해서 어느 페이지로 클릭을 했는지, 뉴스레터에서 어느 부분을 보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는지 등을 추적할 수가 있습니다.
뉴스레터의 장점들 - 작은 단체라면 꼭 써야 해!
저는 뉴스레터는 정말 작은 단체라면 특히, 구독자가 없거나 몇백 명 정도여도 좋으니까 꼭 한번 써보셨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있는데요.
왜냐하면 우리가 어렵게 SNS 같은 데서 만나는 분들보다는 우리 이야기를 듣겠다고 구독까지 하신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준비가 된 독자들이기 때문에 반응도 다를 수밖에 없고, 그런 분들과 우리 단체 특유의 톤과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참 좋은 매체라고 생각을 합니다. 개인화된 메시지도 보내기가 가능하고, 오픈율, 클릭률 등 독자 반응을 측정할 수 있어서 그에 따라 내용을 개편해 갈 수 있는 것도 좋습니다.
인권재단 사람 같은 경우는 뉴스레터를 보냈을 때 기존 후원자분들의 재후원율, 즉 특정한 이벤트에 다시 일시 후원을 해주시는 비율이 높아요. 즉 기존 후원자의 유지(retention)에도 뉴스레터가 좋습니다.
그리고 정말 저비용이다. 물론 콘텐츠 제작을 하고 발행하는 데 품이 들기는 하지만 당장 월 5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리드(구독자)수가 적다면 무료로도 사용할 수 있는 매체라는 점이 엄청난 장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망하지 않는다. 무슨 말이냐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들은 그 매체, 즉 플랫폼 자체가 하락세거나 이용자 수가 줄어들면 단체에서 고민을 하게 되잖아요. 우리가 지금 팔로워 1만 명 있는데 새로 다른 채널을 열어야 되나? 접어야 되나?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될 텐데, 뉴스레터는 구독자가 해지하지 않는 이상에는 계속할 수 있고, 우리가 쓰고 있는 이메일 서비스가 불편하다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거든요. 그래서 특정 서비스나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계속 소통할 수 있다는 면에서 큰 장점이 있습니다.
뉴스레터 콘텐츠 운영 시사점
1. 진정성 있는 내용으로 꾸준히 발행하기
- 이미지나 디자인적인 훌륭함도 좋지만, 일관성과 지속성이 결국 가장 우선입니다.
2. 욕심을 내려놓고, 할 수 있는 만큼 하기
- 너무 욕심을 내면 나중엔 콘텐츠 발행이 다가올 때마다 너무 하기가 싫어져요.
- 할 수 있는 만큼. 한 달에 한 번도 좋고, 두 달에 한 번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3. 오픈율이 중요할까, 클릭률이 중요할까?
- 구독자들이 뉴스레터 내용에서 한가지라도 필요한 정보를 얻고 유용함을 느끼게 하고 싶다면 오픈율이,
- 구독자들이 뉴스레터를 통해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다른 콘텐츠도 보고 후원도 참여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클릭률도 중요합니다.
4. 데이터 분석과 후원 전환을 위한 모금팀과의 협력이 필수
- 잠재후원자들을 만나는 데 콘텐츠가 성과를 냈다고 말하려면, 실제로 후원으로 이어지는 사례와 비율 즉 전환율을 내부 구성원에게도 보여야 합니다, 그래야 콘텐츠 활동도 계속 유지할 수 있고 발전시킬 수 있는 거고요. 그래서 후원 전환을 위한 고민도 해야 하고요, 다른 팀 특히 모금팀과 협력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